파라과이, 61년만에 정권교체 가능성 높다" [현지언론] (4.20)
관리자 | 2008-04-21 | 조회수 : 1236
집권당 후보 맹추격속 좌파후보 승리 전망
파라과이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19일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과 AFP 통신 등 외신은 "파라과이 집권 콜로라도당이 61년만에 정권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파라과이 선거법 규정에 따라 투표일 보름 전부터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파라과이 일간 울티마 오라(Ultima Hora)는 지난 13일 좌파후보인 '변화를 위한 애국동맹'(APC)의 페르난도 루고(57) 전 가톨릭 신부가 콜로라도당 후보인 블랑카 오벨라르(50.여) 전 교육장관과 중도우파 정당인 전국윤리시민연합(UNACE)의 리노 오비에도(64) 후보를 6%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라과이 언론은 오벨라르 전 장관이 막판 분전을 통해 무효표와 기권표를 제외한 예상 유효득표율을 끌어올리며 맹추격전을 벌이고 있으나 극적인 이변이 없는 한 판세를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루고 전 신부가 줄곧 여론조사 선두를 유지하며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은 군소 좌파정당과 사회단체의 전폭적 지지에 더해 전통적으로 콜로라도당 정부와 대척점을 형성해온 우파 급진자유당(PLRA)의 루이스 페데리코 프랑코 고메스를 부통령 후보로 끌어들인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대표적인 불평등 협정으로 인식돼온 파라과이-브라질 간 이타이푸 조약과 파라과이-아르헨티나 간 야시레타 조약의 개정 추진을 약속하면서 파라과이 국민의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한 것도 지지 기반 확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 점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루고 전 신부를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겹치면서 향후 루고 전 신부가 집권할 경우 파라과이와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의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반면 콜로라도당은 장기집권에 대한 국민의 염증을 해소하지 못한데다 지난해 12월 당내 경선에서 패한 루이스 카스티글리오니 전 부통령이 오벨라르 전 장관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등 균열 양상을 보여왔다.
경선 과정에서 카스티글리오니 전 부통령을 지지했던 '실망한 콜로라도 당원' 36만여명이 오비에도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비에도 후보는 지난 1996년 카를로스 와스모시 대통령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쿠데타 음모의 주도자로 체포돼 10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다 지난해 석방된 인물이다.
대선과 총선이 동시에 실시되는 이번 파라과이 선거는 35년간 집권했던 독재자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 전 대통령이 1989년 사퇴 이후 5번째 실시되는 것으로, 280여만명의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5년 임기의 대통령과 함께 45명의 상원의원, 80명의 하원의원, 17명의 주지사, 지방의원,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의원을 선출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